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피해자에 '이송 늦추자' 제안 폭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방사선 피폭 사고가 발생한 후, 회사 측이 피해자들에게 원자력병원 이송을 하루 늦추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치료비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직접 대출을 받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피해자 측의 주장을 부인하며, 치료와 회복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사고 직후 회사의 대응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방사선에 노출된 두 직원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선량에 노출되었고, 사내 병원에는 방사선 전문 인력이 없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와중에 사측이 내일 이송받을 것을 주장하면서 이송이 지연될 뻔했으며, 피해자들은 즉시 원자력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 주장에 따라 다음 날 이송되었다면 림프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피폭 사실이 사라졌을 수도 있었다. 

 

노조는 방사선 안전 관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방사선 발생 장비가 노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체 요구가 무시되었고, 방사선안전관리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 발생 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사고 보고서에는 피해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나, 노조는 해당 작업에 대한 표준작업지침(SOP)이 없었다고 반박하며 장비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음을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치료비 지원이 지연되자 가족이 대출을 받는 상황에 처했으며, 이후 항의가 이어지자 지원이 이루어졌다고 전해졌다. 노조는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자 처벌, 방사선 안전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병원 이송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며, 피해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